AI 시대에서 나의 방향성
2년 전, GPT-3.5를 쓰던 시절만 해도 PyTorch3D 같은 환경 하나 구축하려면 수많은 에러와 싸워야 했다.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AI를 뒤로하고 온종일 구글링에 매달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지금은 단 한 문장의 프롬프트로 환경 구축이 끝난다. 이제는 PC를 처음 접하는 세대에게 ‘구글링’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해질지도 모른다.
비슷하게 블로그의 의미도 같이 변경되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는 사람에게 정보 전달해야 하므로 사람이 읽기 좋게 써야 했지만 이제는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더 많이 검색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면 “어차피 미래의 AI 에이전트가 내 글을 가져가 답변할 테니, 에이전트가 읽기 좋은 구조로 정리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충분히 합리적이다. 하지만 굳이 내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이미 수많은 자동화 에이전트가 실시간으로 토큰을 소비하며 목적 없는 기술 글들을 쏟아내고 있고, 인터넷에는 정보가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직접 코딩하고 검색하는 과정이 그립지는 않다. 누군가는 직접 코딩하고 문제를 고군분투 해결하는 과정 자체에서 재미를 느낀다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나의 재미는 문제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 그리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해 자동화된 결과를 확인하는 것에 있다. 어떻게 보면 AI 시대에 더 잘 맞는 성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의존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여러 고민을 하지 않고 판단을 위임하는 것이 너무 편하기 때문에 최근에 점점 더 많은 판단을 그냥 맡겨버리는 느낌이 든다. 왜 느낌이 든다고 표현하냐면 진짜로 맡기는지 추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위임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이게 가속되면 내게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그걸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내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피드백할 수 있는 공간으로 블로그를 활용하려 한다. 내가 다시 찾아보지도 않을 최신 기술이나 주요 기술들을 정리하는 것보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왜 그런 해결 방법을 선택했는지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편이 나에게는 더 쓸모 있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그 기록을 다시 보면서 문제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당시의 판단이 적절했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었는지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